행정학, 이제 암기과목 아니다? 2025 출제경향 변화 총정리

2025년 9급 공무원 시험을 치른 수험생이라면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느꼈을 것이다. "이제 행정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오랫동안 단순 암기로도 고득점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행정학 과목이, 2025년을 기점으로 근본적인 출제 방향의 변화를 맞이했다.
필자는 실제 수험생으로서 시험을 치르며, 올해 출제된 문항에서 뚜렷하게 감지된 흐름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학습법이 달라져야 하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행정학이 더 이상 암기만으로는 고득점을 얻기 힘든 과목이 되어가는 흐름을 근거 중심으로 총정리하고자 한다.

‘개념 나열’ 중심 문제에서 ‘맥락 이해형’ 문제로 이동

2025년 시험에서 필자가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맥락을 묻는 문제’가 의외로 많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단순한 정의나 특징을 묻는 문제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행정학 개념이 실제 행정 상황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해석하게 하는 문제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단순히 “신공공관리론의 특징은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처의 민간위탁 사례를 제시한 후, 그 사례에 부합하는 이론을 고르는 식이다.
이런 유형의 문제는 기계적인 암기로는 절대 풀 수 없다. 수험생이 개념을 진짜로 ‘이해’하고 있느냐를 판단하려는 출제 의도가 뚜렷했다.

특히, ‘정책결정 모형’이나 ‘재무행정’ 파트에서 이런 문제들이 많이 등장했다. 교과서의 문장 하나하나를 암기한 학생보다는, 개념의 핵심 논리를 꿰고 있는 학생이 유리했다.

 

기출 반복 패턴 → 재해석 문제 등장

공무원 수험에서는 “기출을 반복하면 합격한다”는 공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2025년 시험에서는 기출문제의 틀을 그대로 반복한 문항이 거의 없었다.
기출의 틀을 가져와도 문제 구성이나 보기 내용이 완전히 재해석되어 출제되었다.

예를 들어, ‘공공재’의 특성을 묻는 문제에서 단순한 개념 설명이 아니라, 실제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읽고 해당 서비스가 공공재인지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문항이 있었다.
이는 단순히 개념 정의를 안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수험생이 비판적 사고력과 응용력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려는 출제진의 의도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고 본다. 출제위원회가 시험의 질 자체를 바꾸고 있는 흐름이기 때문에, 이후 시험에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론 간 융합형 문항의 증가

2025년 시험에서 필자는 한 문항 안에 서로 다른 단원의 개념이 들어 있는 문제를 다수 확인했다.
예를 들어, ‘조직이론’ 문제에 ‘리더십 이론’이 함께 섞여 있는 방식이다. 또는, ‘정책결정’ 이론 문제에 ‘시민참여 예산제도’가 사례로 등장해, 실무와 이론을 동시에 판단하게 하는 복합형 문항도 나왔다.

이런 문항은 개념 간 연결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만 정답을 고를 수 있다.
단원별로 쪼개서 공부하는 기존 방식은 이런 문제에 약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전체 흐름을 꿰뚫는 개념 정리와 개념 간 상호작용을 학습 초반부터 고려해야 한다.

 

사례형·지문형 문제 비중 확대

2025년 시험에서는 지문형 문제가 급격히 늘어났다.
심지어 어떤 문제는 4~5줄에 걸쳐 행정 상황이 묘사되어 있고, 그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이론이나 개념을 고르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A 지자체가 스마트 행정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민원 민감도가 급증하자, 민간 기업에 상담업무를 위탁했다”는 지문이 나온 뒤, 그 상황에 해당하는 이론을 묻는 식이다.
이 문제는 ‘신공공관리론’을 알고 있어도, 지문을 읽고 맥락을 이해한 후 판단하지 않으면 올바르게 생각하기 어렵다. 또한 이러한 문항은 수험생의 실제 독해력, 분석력, 판단력을 복합적으로 요구한다.
과거에는 이론만 외우면 고득점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사례 해석 능력이 없으면 도전 자체가 어려운 수준으로 시험이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등장과 현실 반영 문항

이번 시험에서는 수험서에 잘 소개되지 않은 개념이지만, 최근 행정 현장에서 나오고 있는 개념이 등장했다.
예를 들면 ‘성과예산제도’의 개념과 그것이 현장 적용 시 어떤 문제를 낳는지 파악하게 하는 문제가 나왔다.

또한, ‘정책 네트워크’나 ‘복잡계 이론’처럼, 과거에는 자주 다뤄지지 않았던 이론이 지문 속 사례에 녹아들어 있었다.
이는 단순히 시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공직 현장과의 연결성, 시사성 있는 출제를 위한 구조적 변화다.

이제 공무원 시험은 단순 이론서 기반이 아니라, 실제 행정 변화 흐름까지 반영하는 시험이 되었다.

 

결론: 암기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025년 행정학 출제경향은 명확하다.
‘이해 중심, 사고력 평가형’ 과목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처럼 ‘기출 암기 + 요약정리’로 공부하던 방식은 한계에 도달했다.
앞으로는 다음과 같은 학습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

• 단원을 통합해 흐름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방식으로 학습할 것
• 개념을 묻는 질문을 스스로 만들고, 사례를 상상하며 푸는 연습을 할 것
• 최신 기출문제를 분석하며, '왜 이 개념이 이렇게 출제되었는가'를 고민할 것
• 단순 요약집이 아니라, 개념 해설이 충분한 교재나 강의를 병행할 것

행정학은 이제 생각하지 않으면 절대 풀 수 없는 과목이 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해 기반으로 공부하면 고득점을 노릴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우리같은 공시생에게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다.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고, 준비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